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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ijeongbuer/의정붜 맛집기행

의정붜 다큐 ① 「부대찌개라는 도시」 - EP.04 의정부 부대찌개거리, 원조 맛집은 어떻게 하나의 골목이 되었을까

by DeungZan 2026. 9. 5.

1960년 작은 포장마차에서 시작된 음식, 1998년 거리의 탄생, 그리고 2026년 12개의 식당이 함께 지키는 의정부의 오래된 골목

의정부로 이사 온 것이 2009년이다.

내가 이곳에 왔을 때는 이미 ‘의정부 부대찌개거리’라는 이름이 있었다.

의정부중앙역에서 내려 조금만 걸으면 거리 입구가 보였고, 사람들은 별다른 설명 없이 그곳을 부대찌개거리라고 불렀다.

그래서 처음에는 아주 단순하게 생각했다.

유명한 부대찌개집들이 모여 있으니까 부대찌개거리겠지.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이 골목의 역사를 조금 찾아보면 재미있는 사실 하나가 나온다.

부대찌개가 의정부에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부대찌개거리’가 본격적으로 조성되기 시작한 것은 1998년이다. 그리고 거리 입구의 커다란 ‘의정부 부대찌개거리’ 아치가 설치된 것은 다시 그보다 10년 뒤인 2008년이다.

말하자면 이 골목에는 두 개의 시계가 돌아가고 있다.

하나는 음식의 시간이고,

다른 하나는 골목의 시간이다.

그 두 시간을 따라가 보면 한 식당의 메뉴가 어떻게 한 도시를 대표하는 거리가 되었는지가 보인다.


의정부 부대찌개거리 입구와 골목 풍경. 의정부중앙역에서 몇 걸음만 옮기면 지금도 오래된 식당 간판들이 이어진다.

 


먼저, 의정부 부대찌개거리는 어디에 있을까

현재 공식적인 의정부 부대찌개거리는 의정부동, 옛 양주군청 옆의 호국로1309번길 일대다.

의정부경전철 의정부중앙역 2번 출구 바로 앞에 있고, 조금만 걸으면 의정부제일시장과 행복로, 의정부역 구도심으로 이어진다. 한국관광공사는 이곳을 음식특화거리이자 관광테마골목으로 소개하며, 현재 총 12개의 부대찌개 전문점이 모여 있다고 안내한다.

의정부 부대찌개거리 기본 정보

위치 의정부시 호국로1309번길 일대
가까운 역 의정부경전철 의정부중앙역 2번 출구
거리 성격 음식문화개선 특화거리·관광테마골목
현재 공식 등록 전문점 12곳
주변 의정부제일시장·행복로·의정부역 구도심
대표 행사 의정부부대찌개축제
2026년 축제 10월 24~25일 예정

현재 12개 업소 명단은 의정부시 공식 음식특화거리 페이지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지도에서 보면 이 골목이 생각보다 작다.

거대한 관광단지가 아니다.

화려한 테마파크도 아니다.

100m 안팎의 골목에 오래된 식당들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있는 구조에 가깝다. 한국관광공사의 과거 현장 취재 역시 약 100m 남짓한 거리를 중심으로 부대찌개 식당들이 모여 있다고 설명한다.

작은 골목 하나가 도시 전체의 대표음식을 품고 있는 셈이다.


이 골목에는 ‘두 개의 시작’이 있다

부대찌개거리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조금 헷갈리는 이유가 있다.

음식의 시작과 거리의 시작이 다르기 때문이다.

첫 번째 시작 : 1960년, 음식의 시작

한국관광공사와 정부 정책자료는 의정부 부대찌개의 대표적인 시작점으로 1960년 오뎅식당을 꼽는다.

고(故) 허기숙 씨가 작은 어묵 포장마차를 열었고, 이후 미군부대에서 유입된 햄과 소시지 등을 이용한 음식이 인기를 얻으면서 부대찌개 전문점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지난 EP.02에서 살펴봤듯 초기부터 지금과 똑같은 부대찌개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부대고기를 볶아 먹던 형태에서 김치와 양념, 육수가 더해지며 지금의 찌개 형태로 변화했다는 여러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즉 1960년은 현재 부대찌개거리의 음식문화가 시작된 상징적인 시점으로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1960년 작은 포장마차에서 출발한 오뎅식당. 지금은 ‘대한민국 최초 부대찌개 1호점’이라는 간판을 달고 부대찌개거리의 상징적인 식당이 됐다.

그런데 포장마차 하나가 있다고 골목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 점이 중요하다.

오뎅식당이 아무리 유명해졌다고 해도 식당 하나만 있었다면 우리는 지금 **‘의정부 부대찌개 맛집’**이라고 검색했을 것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검색어가 달라졌다.

‘의정부 부대찌개거리’.

음식이 장소의 이름이 된 것이다.

한국관광공사는 1960년대부터 의정부제일시장 주변으로 부대찌개 식당들이 하나둘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관련 음식문화가 형성됐다고 설명한다.

여기서 의정부제일시장의 존재도 중요하다.

지난 EP.03에서 살펴봤듯 당시 의정부 구도심은 미군기지뿐 아니라 시장과 행정, 교통 기능이 모여 있던 생활 중심지였다.

그러니까 부대찌개의 성장에는 세 가지 공간이 서로 연결돼 있었다.

 

미군부대

부대고기라는 새로운 식재료

의정부제일시장과 구도심

식당

손님

다른 식당의 등장

이런 흐름이다.

재료만 있다고 지역음식이 되는 것은 아니다.

먹고, 팔고, 다시 찾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의 부대찌개거리는 1998년에 본격적으로 만들어졌다

여기서 두 번째 시작이 등장한다.

경기도의 관광테마골목 자료와 국토교통부 「월간 국토」 자료에 따르면 지금의 의정부 부대찌개거리는 1998년부터 본격적으로 조성되기 시작했다.

조금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다.

“1960년부터 부대찌개를 팔았다면서 왜 거리의 시작은 1998년이지?”

앞서 말한 두 개의 시계 때문이다.

1960년대부터 의정부 구도심에는 부대찌개를 파는 식당과 음식문화가 존재했다.

하지만 그것이 행정적으로 하나의 장소성을 갖고

‘부대찌개를 먹으러 일부러 찾아가는 거리’

라는 형태로 정리된 것은 훨씬 뒤의 일이다.

따라서 연표를 이렇게 보는 것이 이해하기 쉽다.

시기골목의 변화

 

1960년 허기숙 씨 포장마차 시작
1960년대 이후 의정부제일시장 주변 부대고기·부대찌개 식당 증가
1990년대 외식문화 성장과 함께 의정부 부대찌개의 전국적 인지도 확대
1998년 현재의 부대찌개거리 본격 조성
2006년 부대찌개축제 시작
2008년 ‘의정부 부대찌개거리’ 대형 아치 설치
2021년 경기도 관광테마골목 선정
2024년 ‘먹찍구’ 음식관광 스탬프투어 운영
2026년 제19회 의정부부대찌개축제 예정

1998년 거리 조성과 2006년 축제 시작은 국토교통부 「월간 국토」에도 정리돼 있고, 2008년에는 의정부시가 현재의 거리 입구를 상징하는 대형 아치를 설치했다.

이때부터 한 식당의 역사는 본격적으로 도시 브랜드의 역사가 된다.


‘원조집 옆에 왜 같은 메뉴를 파는 식당이 이렇게 많을까?’

부대찌개거리를 처음 걸어본 사람이라면 이런 생각을 한번쯤 할 것이다.

오뎅식당 옆에도 부대찌개.

맞은편에도 부대찌개.

그 옆에도 부대찌개.

조금 더 가도 부대찌개.

보통 장사라면 경쟁자가 없는 곳을 찾아갈 것 같은데 이 골목은 정반대다.

경쟁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그런데 이것이 바로 먹자골목의 힘이다.

한 집 때문에 손님이 찾아오고,

손님이 많아지면 다른 식당이 생기고,

식당이 많아지면 어느 순간 목적지가 식당이 아니라 골목 전체가 된다.

그러면 다시 더 많은 사람이 찾아온다.

말하자면,

 

오뎅식당이라는 점(Point)

여러 부대찌개집의 집적(Cluster)

부대찌개거리라는 장소(Place)

의정부라는 도시 브랜드(City Brand)

로 발전한 셈이다.

부동산이나 상권의 표현을 빌리면 꽤 전형적인 집적효과다.

하지만 의정붜의 표현으로 하면 훨씬 간단하다.

부대찌개집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부대찌개를 먹으러 가게 된 골목.


지금 부대찌개거리를 지키고 있는 12곳

2026년 9월 현재 의정부시가 공식 ‘음식문화개선 특화거리’ 내 부대찌개 전문점으로 공개하고 있는 곳은 다음 12개다.

부대찌개 거리 안으로 들어오면 쉽게 찾을 수 있다.

물론, 이 거리 안에서 부대찌개 전문점이란 간판을 달고 있다해도 모든 가게의 장사가 잘되는 건 아니다.

오뎅식당이야 이 골목 안에서도 랜드마크, 플래그십처럼 불리고 있어 늘 찾는 이가 많지만,

요즘처럼 유튜브나 연예인 홍보가 적극적이지 않은 곳은 파리날리는 꼴을 심심찮게 볼 수도 있었다. 

1 의정부명물찌개본점 호국로1297번길 26-20
2 양주식당 태평로137번길 27
3 허기숙할머니원조오뎅식당별관 호국로1309번길 15
4 오뎅식당 호국로1309번길 7
5 형네식당 호국로1309번길 9
6 명성부대찌개 호국로1309번길 5
7 정순옥 원조 오뎅 의정부 부대찌개 오뎅식당 호국로1309번길 16
8 보영식당 태평로133번길 26
9 경원식당 호국로1309번길 12
10 한양식당 호국로1309번길 8
11 진미식당 호국로1309번길 6
12 장흥식당 호국로 1309
 

여기서 중요한 것은 12곳을 ‘1등부터 12등까지’ 줄 세울 필요가 없다는 것이나,

한편으로는 맛과 전통의 경쟁에서 어느 덧 새로운 매체를 활용한 마케팅과 홍보 역량이 새로운 경쟁력이 된다는 점에서는 맛과 멋이 주는 희소 가치가 점점 덜해지는 건 아닐지 씁쓸한 생각도 든다. 

 

한국관광공사가 오래전 이 골목을 취재하면서 어떤 집은 국물이 진하고, 어떤 집은 담백하고, 고추장 양념과 육수, 김치 숙성방식에 따라 맛이 조금씩 다르다. 그 미묘한 차이가 결국 각 식당의 단골을 만든다고 했는데 의정붜들이야 각자의 입맛에 따라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다 끝내 쟤 입맛에 맞는 가게를 단골 삼지만 외지인들의 유입은 결국 알려진 이들의 소개나 홍보가 가장 주요한 요건이 될 것이다. 

 

또한가지 본래 본토에서 멋과 맛을 즐기는 사람들은 상가나 가게가 밀집해 있는 곳보다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숨어 있는 맛집을 찾게 마련인데 의정부 부대찌개도 그렇다. 진짜 강자, 고수들은 곳곳에 숨어 있다.


골목의 맛은 똑같지 않다

외지에서 보면 모두 같은 의정부 부대찌개처럼 보인다.

햄.

소시지.

다진 고기.

김치.

대파.

당면.

라면사리.

그리고 빨간 국물.

그런데 실제로 먹어보면 조금씩 다르다.

한국관광공사의 현장 기록을 보면 많은 집이 묵은 김치를 직접 담그고, 육수와 양념 배합도 각기 다르게 유지해왔다. 어떤 집은 진하고 걸쭉하고, 어떤 집은 칼칼하면서 비교적 담백하다.

그래서 이 골목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원조가 어디냐’만 묻지 않는 것이다.

오래 다닌 의정부 사람에게 물어보면 답이 갈린다.

누군가는 원조집을 좋아하고,

누군가는 오래 다니던 다른 집을 이야기한다.

가족이 다니던 집이 따로 있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고 누구 하나 틀린 것은 아니다.

맛집이란 어쩌면 객관적인 순위보다

‘다시 가는 횟수’로 증명되는 것에 더 가까우니까.

이 이야기는 EP.06과 EP.07에서 실제로 하나씩 먹어보면서 다시 해보려 한다.


2006년, 한 끼의 음식이 축제가 되기 시작했다

거리의 다음 변화는 축제였다.

국토교통부 「월간 국토」 자료에 따르면 의정부 부대찌개축제는 2006년 시작됐다. 이후 매년 10월을 중심으로 시식행사와 공연, 상권 행사 등을 열면서 부대찌개는 식당 안의 메뉴에서 골목 전체의 콘텐츠로 확장됐다.

음식이 축제가 된다는 건 생각보다 의미가 크다.

사람들이 한 식당을 찾아오는 것을 넘어

‘의정부 부대찌개를 경험하러’ 도시를 찾아오기 시작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부대찌개축제가 열리면 평소 차량과 손님이 오가는 작은 골목이 긴 야외 식당처럼 변한다.

2026년에도 이 흐름은 이어진다.

의정부시가 공개한 올해 행사계획에 따르면 제19회 의정부부대찌개축제는 2026년 10월 24~25일 부대찌개거리에서 열릴 예정이다. 공연과 무료시식회, 상권활성화 이벤트 등이 계획돼 있다. 일정은 시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부대찌개가 처음 만들어질 당시의 상황을 생각하면 꽤 극적인 변화다.

부족해서 먹었던 음식이 이제는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와 함께 먹는 축제가 됐다.


2008년, 골목에 이름표가 생겼다

지금 부대찌개거리 입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다.

커다란 아치다.

‘의정부 부대찌개거리’.

이 아치가 설치된 것은 2008년이다. 대한민국 정책브리핑과 한국관광공사 자료는 의정부시가 2008년 이곳에 대형 거리 표지물을 설치했다고 기록한다.

이건 단순한 시설물이 아니다.

골목이 공식적으로 자기 이름을 갖게 된 상징에 가깝다.

그전까지 사람들이

“그 부대찌개집들 모여 있는 데”

라고 했다면,

이제는

“부대찌개거리”

라고 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010년에 의정부로 이사 온 나에게는 이미 완성돼 있던 풍경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이곳이 처음부터 그 이름을 갖고 있었던 것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름표가 붙은 지 겨우 2년쯤 지난 뒤 내가 의정부에 들어온 것이었다.

도시는 오래 살아야 보이기도 하지만,

가끔은 기록을 뒤져야 비로소 보이는 시간도 있다.


2021년, ‘먹자골목’에서 관광테마골목으로

부대찌개거리의 변화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21년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는 의정부 부대찌개거리를 ‘경기도 구석구석 관광테마골목’ 가운데 하나로 선정했다. 당시 부대찌개 관련 전시와 VR 체험 등 골목의 역사와 음식을 체험하는 관광 콘텐츠도 개발됐다.

이 변화가 흥미롭다.

예전에는

“뭘 먹을까?”

가 골목의 핵심 질문이었다면,

이제는

“여기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경험할까?”

라는 질문까지 추가됐기 때문이다.

먹자골목이 로컬 콘텐츠가 된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먹고, 찍고, 구경하는’ 골목으로

2024년 의정부시는 또 한 번 재미있는 시도를 했다.

이름도 꽤 의정부답다.

‘먹찍구’.

먹고, 찍고, 구경한다는 뜻의 스탬프투어다.

부대찌개거리만 찍고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인근 관광명소와 골목을 함께 연결해 음식관광으로 확장한 프로그램이었다.

이것은 앞으로 부대찌개거리가 살아남는 방식과도 연결된다.

부대찌개만 먹고 차를 타고 떠나는 사람과

부대찌개를 먹고 제일시장으로 가고,

행복로를 걷고,

구도심의 카페에 들르는 사람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전혀 다르다.

그래서 앞으로 이 골목의 경쟁력은

‘얼마나 맛있는 부대찌개를 파느냐’

만으로 결정되지는 않을 것 같다.

부대찌개 → 골목 → 시장 → 상권 → 도시 경험

으로 얼마나 자연스럽게 연결하느냐가 중요해진다.

이건 EP.09에서 훨씬 더 구체적으로 걸어볼 예정이다.


오래된 골목에는 음식보다 사람이 먼저 쌓인다

부대찌개거리를 이야기하면서 자꾸 숫자와 연도를 이야기했지만,

이 골목을 결국 만들어낸 것은 사람이다.

한국관광공사가 과거 부대찌개거리를 취재한 기록에는 이런 식당들이 등장한다.

시어머니가 하던 식당을 며느리가 이어받은 집,

자식 공부를 시키려고 장사를 시작한 집,

오랜 세월 같은 자리에서 단골을 맞아온 가게.

현재 업소 구성은 시간에 따라 달라졌지만, 이 골목의 본질은 그리 달라지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그렇다.

우리는 오래된 식당을 볼 때 흔히

“몇 년 됐대?”

라고 묻는다.

하지만 30년 된 식당이라는 말은 결국

누군가가 30년 동안 아침에 문을 열었고,

김치를 담갔고,

육수를 준비했고,

점심 손님을 받았고,

설거지를 했고,

다음 날 다시 문을 열었다는 뜻이다.

지역의 역사는 거창한 기념비에만 남아 있지 않다.

매일 문을 여는 가게에도 쌓인다.

그래서 이 골목이 흥미롭다.


의정부 부대찌개거리의 60년을 한눈에 보면

① 음식의 탄생

1960년대

미군부대 식재료

부대고기·볶음

한국식 찌개

② 식당의 집적

1960~90년대

오래된 전문점 등장

제일시장·구도심 상권

부대찌개의 전국적 인지도 확대

③ 거리의 탄생

1998년

부대찌개 전문점 집적

의정부 부대찌개거리 조성

④ 도시 브랜드화

2006~2008년

부대찌개축제 시작

거리 아치 설치

⑤ 관광 콘텐츠화

2021년 이후

경기도 관광테마골목

VR·전시·스탬프투어

음식관광

⑥ 현재

2026년

12개 공식 전문점

제19회 부대찌개축제

의정부 대표 로컬 브랜드

 


그런데 나는 이곳을 ‘관광지’라고만 부르고 싶지는 않다

지금 검색하면 의정부 부대찌개거리는 분명 관광명소로 나온다.

맞다.

관광객이 많이 찾고,

축제가 열리고,

경기도 관광테마골목이기도 하다.

그런데 2010년부터 의정부에서 살아온 내 눈에는 조금 다르게 보인다.

관광지가 되기 전부터 사람들이 밥을 먹던 곳이었고,

누군가는 여기서 장사해 아이를 키웠고,

누군가는 부모와 밥을 먹었고,

누군가는 친구가 의정부에 놀러 오면 이곳으로 데려왔다.

그래서 이곳은 관광지가 된 생활공간에 더 가깝다.

이 차이가 중요하다.

관광지는 보여주기 위해 만든 공간이지만,

생활공간은 사람이 살다 보니 이야기가 쌓인 공간이니까.

부대찌개거리도 후자에서 시작했다.


결국 한 식당이 골목이 되는 데 40년이 걸렸다

1960년 작은 포장마차가 있었다.

사람들이 찾아왔다.

다른 식당들이 생겼다.

부대찌개가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1998년 골목이 만들어졌다.

2006년 축제가 시작됐다.

2008년에는 커다란 간판이 걸렸다.

그리고 지금은 공식적으로 12개의 식당이 함께 **‘의정부 부대찌개거리’**라는 이름을 지킨다.

그러니까 한 식당이 골목이 되는 데 거의 40년이 걸렸고,

골목이 도시의 브랜드가 되기까지 다시 수십 년이 걸렸다.

이걸 알고 나면 거리 입구의 간판이 조금 다르게 보인다.

그냥

“여기부터 부대찌개집입니다.”

라는 안내판이 아니다.

어쩌면

“이 골목에는 60년 넘게 사람들이 먹고살아온 이야기가 있습니다.”

라는 표지판에 더 가깝다.


의정붜가 보는 부대찌개거리

의정부에 처음 살기 시작했을 때는 나도

“부대찌개 먹으려면 여기 가는구나.”

정도로 생각했다.

지금은 조금 다르다.

이 골목을 걸으면 음식의 역사보다 도시가 기억을 보존하는 방법이 먼저 보인다.

미군부대는 대부분 떠났다.

옛 양주군청도 더 이상 그 역할을 하지 않는다.

의정부 구도심의 중심성도 예전과는 달라졌다.

민락과 고산 같은 새로운 생활권도 생겼다.

그런데 이 골목에서는 여전히 사람들이 같은 이름의 음식을 먹는다.

부대찌개.

도시는 계속 변하지만

어떤 골목은 그 도시가 어디서 왔는지를 기억하게 해준다.

의정부에서는 이곳이 그런 골목 가운데 하나다.


다음 이야기

EP.05 의정부 부대찌개 맛집, 방송이 찾은 집과 주민이 가는 집은 같을까

이제 드디어 조금 본격적으로 먹어볼 차례다.

TV 프로그램과 유튜브에는 수많은 **‘의정부 부대찌개 맛집’**이 등장했다.

허영만의 『식객』도 이 골목을 찾았고,

먹방 프로그램과 유명인들도 의정부 부대찌개를 소개했다.

그런데 여기서 의정붜다운 질문 하나를 던져보려고 한다.

방송에 가장 많이 나온 집이 의정부 사람이 가장 많이 가는 집일까?

아마 답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을 것이다.

EP.05에서는 방송과 유튜브에 등장한 식당들을 먼저 찾아보고,

그 평가를 실제 주민들의 단골집과 비교해보려 한다.

TV는 무엇을 봤고,

관광객은 무엇을 찾으며,

의정부 사람들은 결국 어디로 돌아가는가.

슬슬 맛집 이야기를 할 때가 됐다.

다만 이번에도 순순히 BEST 5부터 매길 생각은 없다.

여기는 의정붜니까.


의정붜 다큐, 오늘의 한 문장

한 식당이 유명해지는 데는 맛이 필요하지만,
한 골목이 유명해지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