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파스(EMPAS)를 기억하는 IT 가이들이 이제 얼마나 있을까요?
엠파스는 2000년대 초 '네이버, 다음, 야후, 파란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검색 포털사이트였습니다.
검색 기술 기반의 기업들이 인터넷 산업을 이끌어 가고 웹이란 매체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기 위해 너도 나도 인터넷이라는 금광을 찾기 위해 '벤처'이라는 기업들이 저마다의 기대와 비전을 갖고 (사실은 사업계획서라고 할 만한 내용도 담지 못한 허접한 기획서 몇 장만으로도 쉽게 투자를 받을 때...) 우후죽순 처럼 테헤란 밸리에 터를 잡을 때, 어쩌면 가장 확실하고도 Web 1.0이라는 정의를 하게될 세대(1st Generation)의 주축이 되었던 검색 포털(Portal) 중 하나의 기업이었습니다.
저는 이 곳에 2002년 12월 어느날 입사를 하여 2006년 7월의 어느날까지 약 3년 8개월 정도 재직을 했었죠.
제휴비즈니스팀이란 곳에 합류를 했는데, '검색, 메일 등' 엠파스가 주력으로 기획, 개발하는 서비스 외에 제휴 컨텐츠 예컨데 '금융(증권, 부동산, 창업, 대출, 보험 등), 교육, 생활, 엔터테인먼트, 쇼핑 등' 약 70여개 정도 되는 서비스에 100여개가 넘는 제휴사를 관리하는 팀이었습니다.
초기에 저는 쇼핑을 제외한 모든 제휴서비스를 기획하고, 제휴사 영업을 하고, 제휴사를 관리하고, 매출/이익을 관리하는 사업관리 업무를 광범위하게 담당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검색 포털에 모든 사용자가 몰리는 터라 검색 포털에서 어느 정도 위치를 하고 있으면 제휴사들은 돈 쌓아들고 알아서 손을 벌려 오고, 이들에게 입점비라는 명목으로 돈도 받고, 간단하게 iFrame 구조로 UI를 연결하여 서비스를 만드니 관리도 편하고 고정적으로 매출은 들어오면서 직접비가 우리 제휴비즈니스팀의 인건비 밖에 되지 않으니 그야말로 알짜 중에 알짜인 사업이었습니다.
2003년에 네이버의 지식iN, 우리 엠파스의 지식거래소가 각각 런칭하면서 검색 포털들이 이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진입하는 시기를 맞게 됩니다. 블로그, 지식거래, 리뷰, 랭킹 등 본격적으로 사용자가 직접 작성하는 UCC 서비스가 대세로 부각되면서 당시 '웰빙(Wellbeing)'이란 키워드와 함께 'Web 2.0'이 업계에 오르내리게 됐고, 검색 기술에서는 시멘틱(Semantic) 웹이 검색 기술의 미래로서 부각되게 되었습니다.
시멘틱(Semantic) 웹 이란 건 소위 '검색자의 의도 검색(Intention Search)'이란 것으로 키워드가 아닌 자연어 기반의 문장 분석을 통해 검색자에 의도에 맞는 결과를 제공한다는 것인데, 어찌보면 현재의 Gen AI 기술의 기반이 아닐까도 싶습니다.
(그도그럴것이 코난테크놀로지 등 국내 Gen AI 기업들 중 많은 기업들이 검색 엔진을 연구, 개발하던 회사이기도 하니까요...)
어찌됐던 지식서비스와 UCC, 시멘틱 웹이란 것이 Web 2.0이란 시대를 새롭게 열어가고 있을 때 즈음. 저는 제휴서비스 중에 금융서비스를 담당하고 있었고 당시에 검색사업본부의 본부장이었던 한성숙 이사(나중에 네이버의 대표이사까지 오르신...)께서 옆에 지나가던 나에게 '야! 네이버하고, 야후는 금융서비스에서 트래픽이 많이 나와 배너 광고도 하고 매출도 많다는데 우리는 왜 이 모양이냐?' 하여, 제가 '그들은 이미 컨텐츠 사업을 하고 있는거고, 우리는 여전히 제휴사 입점비 받고 있는 제휴 사업을 하는겁니다. 우리도 그들처럼 컨텐츠 사업을 하려면 인력도 더 있어야 하고, 컨텐츠 구입에 대한 투자가 있어야 합니다. 나도 그렇게 해 주면 기대하시는 광고 매출 받을 수 있게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여 약 2년 여간 3번의 개편을 하면서 검색 포털 2위까지 랭크한 엠파스 증권서비스가 탄생하게 되었고, 내 커리어에 UV, PV 등 Customer 관련 지표 중 가장 상위권에 있는 결과를 만든 아웃풋이 나오게 됩니다.
(엠파스 서비스 중 검색 포털 2위까지 한 서비스는 엠파스 증권이 유일했습니다....)
누구라도.... 물론, 레버리지 효과라는 건 무시할 순 없겠지만 대한민국 2 등 서비스를 기획하고, 운영했다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경험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개편을 시작했을 때 엠파스 증권의 1일 UV는 1만 5천여명, PV는 3만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만, 2년 여간 3회의 걸친 개편 끝에 1일 UV 30만명, PV 100만을 했고 그것도 기획자 1명, 개발자 1명, 디자이너 0.5명에 코스콤에서 받았던 증시 데이터(월 100만원인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비용을 감안하면 정말 엄청난 성과가 아닐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PV 100만을 기록한 후 이마케팅팀에서 증권 서비스 단독으로 배너 광고를 팔았다는 얘기를 했을 때 그 짜릿함과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다음 글에서는 어떻게 2년 여간 서비스를 만들어 갔었는지 20여년 전의 기억에서 한타래 한타래 꺼내어 보고자 합니다.
"엠파스, 그리고 그와 함께한 동료들 그립습니다."
- DeungZ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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