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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행복하지 않은가?

by DeungZan 2025. 1. 9.

12 vs. 57

 
헬조선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대한민국의 사회적, 경제적 현실을 풍자적으로 표현한 용어로 특히 MZ 세대를 중심으로한 젊은 세대가 그들의 시각과 상황으로 바라본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대한민국은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격변의 1세기를 보낸 국가다. 일제 강점기, 6.25 전쟁, 군사 독재 등 수많은 국난을 국민들의 힘으로 극복하며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이루었다.1970년대를 시작으로 고도의 경제 발전을 통해 "눈 떠 보니 선진국"이라는 말처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면에서 당당히 세계 선진국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실제로 1996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가입하며 공식적으로 선진국으로 인정받았고, 2021년에는 UN 무역개발회의에서 대한민국을 개발도상국 그룹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재분류했다.
 
현재 한국의 GDP는 약 1조 8,790달러(2024년 기준)로 세계 12위권에 속하며, K-Pop, K-Food, K-Drama, K-Webtoon과 같은 'K-브랜드'를 통해 전 세계 젊은 세대들의 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2022년 기준으로 K-Pop의 경우는 전 세계 음악 시장에서 3위권에 올라 있으며, 한국 드라마는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 플랫폼을 통해 가장 인기 있는 장르(Genre)이자 영향력 있는 컨텐츠로 자리잡았다.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의 문화와 생활 방식을 배우고 따라하며 심지어 한국식 이름을 만드는 것을 자랑으로 여길 정도로 대한민국은 전세계적으로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이는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 경제 체계를 중심으로 이룬 고도 성장의 경제적 지표가 그 뿌리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눈부신 경제 발전과 국가적 위상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한국인들을 그들의 나라를 왜 '헬조선'이라 부를까?
이는 2023년도 '세계 행복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의 결과를 통해 유추할 수 있는데 한국의 행복 지수는 137개국 중 57위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에 속한다. 또한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데, 구 10명당 자살 사망자 수는 22.6명(2022년 기준)으로 회원국 중에서 유일하게 20명을 웃돈다. 이런 결과는 물질적 풍요와 사회적 성취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느끼는 주관적 행복감은 낮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의 행복감을 떨어뜨리는 요인은 무얼가?
세계 행복보고서의 내용과 관련 자료들을 인용해 보면 크게 5가지 요인을 꼽을 수 있다.  
 
1. 높은 자살률과 정신 건강 문제

  • 자살률: 한국은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높습니다. 2022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자살 사망자 수는 22.6명으로, 회원국 중 유일하게 20명을 웃돈다.
  • 정신 건강: 높은 자살률은 정신 건강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사회적 지원 부족과 정신 건강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 문제가 지적된다.

2. 사회적 지원과 공동체 의식 부족

  • 사회적 지지: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사회적 지지 측면에서 낮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는 개인주의의 심화와 공동체 의식의 약화로 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 공동체 의식: 이웃 간의 소통 부족과 사회적 고립감이 증가하면서, 개인의 행복감이 저하되고 있다.

3. 경제적 불평등과 주거 문제

  • 경제적 불평등: 소득 격차와 부의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사회적 불만과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 주거 문제: 높은 부동산 가격과 주거 비용은 특히 젊은 세대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며, 이는 행복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4. 과도한 경쟁과 교육열

  • 교육열: 한국의 과도한 교육열과 입시 경쟁은 학생들의 스트레스를 증가시키며, 이는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 직장 문화: 성과 중심의 직장 문화와 긴 근로 시간은 일과 삶의 균형을 방해하며, 개인의 행복감을 저하시킵니다.

5. 문화적 요인과 삶의 만족도

  • 체면 문화: 사회적 체면을 중시하는 문화는 개인의 감정 표현을 억제하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증가시킵니다.
  • 삶의 만족도: 물질적 풍요에도 불구하고, 삶의 질에 대한 만족도는 낮은 편이며, 이는 행복지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연령별, 상황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행복감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요인은 '3. 경제적 불평등과 주거문제'와 '5. 문화적 요인과 삶의 만족도'이 아닐까 생각한다. 
 
70~80년대만 해도 '개천에서 용 난다.'고 사회적 계급을 뛰어 넘을 수 있는 사다리가 누구나에게 주어질 수 있었다. 그때만해도 이 사다리를 갖는 것은 비교적 공정한 게임이었다. 열심히 공부하여 경쟁에서 이기고 좋은 대학에 입학하여 좋은 회사에 취업을 하던 소위 '사'자 대열에 올라타서 입신의 양명을 하던지 말이다. 아마도 베이비부머 세대와 그 바로 아래 X세대라고 불렸던 연령대가 이에 속할 것인데 이 세대까지만 해도 자신의 경제적인 상황을 국가나 사회 혹은 부모에 대한 탓으로 돌리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2010년대 말부터 2020년초 까지의 대한민국의 부동산 경기가 불타 올랐다. 서울의 집값은 거의 2~3배 튀어 올랐고, 경기도 변두리에 있는 우리 집 마져도 매입가에 비해 무려 2.2배 가량이 올랐다. 2021년도에 잠시 다녔던 회사에서 막 결혼 준비를 하고 있는 여직원과의 대화에서 그 또래들이 느낄 수 있는 상대적 박탈감과 '주거 문제에 따른 경제적 불평등'이 어떤 것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청정부지로 치솟는 집 값. 그 대열에 끼고는 싶지만 돈이 없고.. 막상 영끌은 했는데 감당하기 어려운 대출 이자는 젊은 부부와 젊은 이들에게 엄청난 부담이 되었을 것이다. 
 
계급의 사다리는 이제 부동산, 주식, 코인으로 대체가 되었다. 
베이비 부머나 X세대 처럼 살아서는 계급의 사다리를 얻을 수도 오를 수도 없다.  
 
또하나의 행복감을 떨어뜨리는 요인은 '문화적 요인과 삶의 만족도'이다. 1990년대 부터 2000년대까지 PC 기반의 커뮤니티,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은 '동창 만나기, 기호/관심이 갖은 사람들과의 커뮤니티 형성하기, 상사/친구 뒷담화 하기' 정도였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삶의 방정식이 바뀐 것 처럼, 위치가 저장된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려 자신을 드러내고, 꾸미는 커뮤니케이션 트렌드가 심화되면서 '체면 문화, 체하는 문화'가 형성되었다. SNS에는 정말이지 너무나 이쁘고 잘생긴 일반인들이 넘쳐난다. 이들은 트렌드를 이끄는 인플루언서가 되어 새로운 팬덤을 형성하고 부동산 영끌 대열에 참여하지 못한 소소하고도 평범한 젊은이들에게 가상의 공간에서 만큼은 너도 금수저가 될 수 있다고 유혹한다.
 
그 금수저가 되는 건 간단하다. 명품 가방과 옷을 사 걸치고 비싼 차를 사고 힙한 레스토랑에 가서 이쁜 사진을 남겨 SNS에 공유만 하면된다. 한동안 그리고, 지금도 이런 유행은 지속되고 있고 곧 있을 메타버스(Metaverse)로의 일상 세계관의 확장과 그 가운데 더욱 익숙해질 가상화폐와 NFT 등을 젊은 세대들이 경험하면 이런 풍토는 더 해 심해 질 것이라 생각한다.


첫번째로 요인으로 지적한 '경제적 불평등과 주거문제', 두번째 요인으로 지적한 '문화적 요인과 삶의 만족도'
이 두 가지 요인에 대처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사실, 있기는 할까...

  • 일주일 사이의 등락으로 쉽게 돈을 벌 수도 잃을 수도 있는 가상화폐라는 새로운 투자방법
  • 국내 주식 시장 뿐 아니라 해외 주식도 쉽게 투자할 수 있는 디지털 금융 기술들
  • NFT, 메타버스, 게임 등 실물 경제가 아닌 온라인에서 수익화할 수 있는 아이템들의 등장

이 글을 쓰면서도 내가 지적한 두가지 요소가 우리의 행복지수를 낮게 할 수 밖에 없는 요인이라고 하면 정말 이를 극복하여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이 우리에게.... 보다 젊은 세대들에게 있을 수 있을까? 란 의문이 든다.


나라의 경제 지표는 성장하여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고, 우리들 삶의 질도 시나브로 좋아졌다. 사회 복지가 활성화 되었고 돈이 없어 수돗물로 배를 채우는 건 우리 세대의 전설이 되었다. 그 몸에 안좋다던 라면도 이런 저런 영양소가 듬뿍 들어있고 일주일에 몇 끼니는 인지 하지도 못할 만큼 고기 만찬으로 이뤄져 있다. 백화점에 가야 사 입을 수 있었던 브랜드 옷들도 모바일 앱에서 10~20% 할인된 금액으로 얼마든 살 수 있고 바로 내일 배송 받아서 저녁 모임에 입고 갈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에는 '선택지' 라는 것이 있다.
해외 여행을 갈 수도 있고, 국내 여행을 갈 수도 있다.
벤츠 GLC를 살 수도 있고, 현대차 싼타페를 살 수도 있다.
청담, 오후를 가서 와인을 한 잔 할 수도 있고, 동네 노포에서 소주를 마실 수도 있다.
 
어떤 선택도 못할 만큼의 상황이 있을 수 있다.
여행을 못 갈 수도, 차를 못 살 수도, 술을 마시지 못 할 수도... 그런데, 그것 역시 선택지이다.
선택은 자기 만족감이 최우선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자기 만족감이란 반드시 물질에만 기인하지 않는다.
'직장 상사의 칭찬, 친구와의 찰진 뒷담화, 골목길 커피숖에서 산 너무나 맛있는 커피, 추운 겨울에 따뜻한 애인의 손, 붉게 물든 저녁 노을, 생쾌한 아침의 공기' 이 모든 것이 나의, 오늘의 삶을 만족하게 할 수 있다.
 
작은 것에 기대라는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너무 물질적인 것만을 바라보지는 말자는 얘기다. 
 
나는 오늘도 내 13살된 막내 아들을 보며 행복감을 갖는다. 그 행복감이 오늘의 나를 지탱하게 하고 내일의 나를 기대하게 만든다. 우리의 삶은 누구를 위한 시간들이 아니다. 오롯히 나를 위한 시간이고 그 시간은 그리 짧지 않다. 그래서 희노애락이 공전하고 그 공전에서 가급적 희와 락이 우리 삶의 주춧돌이 될 수 있도록 그렇게 의식을 만들어 갔으면 한다.
 
나도 가끔은 행복하지 않다.
나도 가끔은 인생의 의미를 잃는다.
 
그래도, 살아보면 인생은 소소하게 행복을 느낄 거리가 참 많다.
 
우리 행복하자. 행복하자. 행복하자.
 
- DeungZan ('25년 1월 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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